“아침마다 손가락이 뻣뻣해서 한참을 주무르다 겨우 펴요.”
“어느 순간부터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펼 때 ‘딱’ 걸리는 느낌이 있어요.”
40대 이후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대개는 “나이 들어서 그렇겠지” 하고 넘기기 쉬운데,
이런 증상은 ‘방아쇠수지’라는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손가락 힘줄이 걸린다고요? – 방아쇠수지란

방아쇠수지는 의학적으로는 협착성 건초염(Stenosing tenosynovitis)이라고 부릅니다.
손가락을 구부리는 힘줄이 손바닥 쪽 섬유띠(‘A1 pulley’)를 지날 때,
염증이나 마찰이 생기면서 마치 방아쇠처럼 걸렸다 튕기듯 펴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주로 엄지, 중지, 약지에 잘 생기며, 손바닥 안쪽에서 덩어리처럼 만져지는 ‘결절’이 생기기도 합니다.
왜 생길까? 손을 반복해서 많이 쓰면…
40~60대 여성에게 가장 흔하게 발생합니다.
손을 많이 쓰는 사람, 예를 들어 스마트폰을 자주 쓰거나, 청소·요리·육아 등으로 손가락 사용량이 많은 경우 더 잘 생깁니다.
특히 당뇨병, 갑상선 기능 저하증, 류마티스 관절염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발병률이 올라갑니다.
스마트폰을 오래 잡고 사용하는 습관은 특히 엄지손가락에 지속적인 압력을 가해 방아쇠수지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으로 손바닥에 힘을 주는 청소, 창문 닦기, 물건 밀기 등의 가사노동도 위험 요인이 됩니다.
이런 증상, 있다면 방아쇠수지를 의심하세요.
-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하다
- 손가락을 구부렸다가 펴면 ‘딱’ 걸리는 느낌이 있다
- 손바닥 안쪽에 작고 단단한 결절이 만져진다
- 손가락이 완전히 펴지지 않고, 반대 손으로 잡아당겨야 펼 수 있다
- 손가락 사용 후 통증이나 붓기가 반복된다
관절염과는 어떻게 다를까요?
손가락이 뻣뻣하거나 통증이 있으면 퇴행성 관절염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관절염은 손가락 마디 전체가 점차 아프고 붓는 반면,
방아쇠수지는 특정 손가락 하나에만 국한되고,
‘딱’ 걸리는 듯한 움직임의 불편감이 특징입니다.
병원에서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대부분은 증상 설명과 손가락 움직임 검사만으로 진단이 가능합니다.
의사가 손바닥의 A1 pulley 부위를 눌렀을 때 통증이 있고,
손가락을 구부렸다 펼 때 걸리는 느낌이 있다면 방아쇠수지로 판단합니다.
초음파나 MRI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시행됩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증상이 가볍다면
- 손 사용 줄이기
- 온찜질 (하루 23회, 1015분)
- 진통 소염제(NSAIDs) 복용
- 손가락을 편안하게 보호하는 보조기 착용
이런 보존적 치료만으로도 많은 경우 호전됩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면
- 스테로이드 주사를 손바닥 힘줄 통로에 주입해 염증을 가라앉힙니다. → 12회 주사로 6080%에서 호전됩니다.
- 증상이 오래 지속되거나 손가락이 굳는 경우에는 → 국소마취 후 A1 pulley를 절개하는 수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합니다. → 수술 시간은 약 10~15분, 대부분 당일 귀가 가능하며 재발도 드뭅니다.
일상 속 관리 방법
- 스마트폰을 한 손으로 장시간 사용하지 말기
- 반복 작업 전후로 손가락 스트레칭하기
- 무거운 물건은 손가락이 아닌 팔과 어깨로 힘 분산
- 통증이 있을 땐 억지로 스트레칭하거나 손가락을 꺾지 말기
“나이 들어 손이 좀 굳었나 보다” 하고 넘기기 쉬운 증상.
하지만 손가락이 자꾸 걸리고 펴기 어려운 느낌이 계속된다면, 단순 피로나 노화가 아니라 방아쇠수지의 초기 신호일 수 있습니다.
조기에 진단하고 관리하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회복 가능하니, 평소 손가락에 이상이 느껴졌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