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몸을 일으키는 순간, 갑자기 세상이 빙글빙글 돌았다면?
대부분은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깁니다. 하지만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이석증’을 의심해야 합니다.
이석증은 귀 안의 평형기관에서 생기는 어지럼증으로, 특히 40~60대에 흔히 발생합니다. 고개를 돌릴 때, 누웠다 일어날 때처럼 특정한 동작에서 증상이 유발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다행히 치료는 간단하고 예후도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중풍, 전정신경염 등 중추신경계 질환과 혼동되기 쉬워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요합니다.
Q&A로 알아보는 이석증
Q1. 갑자기 고개를 돌릴 때마다 어지러워요. 혹시 이석증인가요?
A. 네, 특정 자세 변화에서 어지럼이 유발된다면 이석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회전하는 듯한 어지럼증이 수초~1분 사이로 짧게 반복된다면, 귀 안의 이석(耳石)이 세반고리관으로 들어가 발생하는 이석증(BPPV)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Q2. 이석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왜 떨어지면 어지러운가요?
A. 이석은 우리 몸의 균형을 감지하는 ‘센서’ 역할을 합니다.
귀 속 전정기관에는 이석이라 불리는 작은 칼슘 입자가 있습니다. 원래는 몸의 움직임을 감지해 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만, 이석이 떨어져 나와 세반고리관 속 림프액을 자극하면, 뇌는 잘못된 균형 신호를 받아 회전성 어지럼을 느끼게 됩니다.
Q3. 병원에서는 어떻게 진단하나요?
A. 특정 자세를 취하게 하여 안진(눈 떨림) 여부를 확인합니다.
대표적인 검사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Dix-Hallpike 검사: 고개를 돌리고 누웠을 때 눈의 움직임을 확인해 후반고리관 이석증을 진단
- Roll test: 수평반고리관 이석증에 사용
주의할 점:
이석증은 특정 자세에서만 증상이 나타나므로, 검사 당일 증상이 없으면 진단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석이 움직이지 않아 안진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의사는 환자의 증상 이력을 중요하게 참고합니다.
Q4.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약을 먹어야 하나요?
A. 약보다는 ‘이석 정복술’이라는 운동요법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이석 정복술은 고개를 특정 방향으로 돌려 떨어진 이석을 원래 위치(난형낭)로 되돌리는 치료입니다.
- 에플리(Epley) 자세: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
- 레무퍼트(Lempert) 자세: 수평반고리관 이석증에 적용
- 브란트-다로프 운동: 자가운동용
약물은 보조적으로만 사용됩니다. 어지럼이 심하거나 구토가 동반될 때 항히스타민제나 진토제를 일시적으로 처방하기도 합니다.
Q5. 한 번 치료하면 끝인가요?
A. 대부분 1~2회 이석 정복술로 호전되지만, 재발이 흔합니다.
재발률은 6개월1년 내 약 2030%로 보고됩니다. 따라서 치료 후에도 예방이 중요합니다.
Q6. 재발을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자는 자세에서 머리를 약간 높게 유지
- 급격한 머리 회전 피하기
- 수분 충분히 섭취
- 전정기관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하며, 필요 시 정복술을 반복 시행
Q7. 어지럼증이 계속되면 다른 병일 수도 있나요?
A. 네. 다음과 같은 질환과 구별해야 합니다.
질환명 | 주요 증상 | 이석증과 차이 |
---|---|---|
전정신경염 | 지속적 어지럼, 감기 후 발생 | 자세 변화와 무관, 수시간 지속 |
메니에르병 | 어지럼 + 청력저하 + 이명 | 청력 이상 동반, 증상 수시간 지속 |
뇌졸중 | 어지럼 + 한쪽 마비, 언어장애 | 신경학적 증상 동반, 응급 상황 |
Q8. 병원 안 가도 좋아질 수 있을까?–셀프관리법
이석증은 다행히 병원 치료 없이도 집에서 할 수 있는 운동과 관리법만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 처음 증상이 생겼을 땐 꼭 이비인후과에서 진단을 받은 뒤 시행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1. 에플리 자세 – 가장 효과적인 셀프 운동
고개를 순서대로 돌려 이석을 원래 위치로 돌려보내는 자세입니다.
후반고리관 이석증에 특히 효과적입니다.
방법 (오른쪽 귀 기준)
- 침대에 앉아 고개를 오른쪽 45도로 돌린 채 눕습니다.
- 눈을 감고 30초 유지
- 고개를 왼쪽 45도로 돌려 30초
- 몸까지 왼쪽으로 돌려 30초
- 천천히 앉습니다.
➡ 하루 1~2회 시행, 대부분 1주일 내 호전
2. 브란트-다로프 운동 – 재발 방지용
양쪽을 번갈아 눕는 자가 운동으로, 어느 귀에 문제가 있는지 모를 때 사용합니다.
앉은 상태에서 한쪽으로 눕고 고개를 반대 방향으로 45도 돌린 뒤 30초 유지, 다시 원위치, 반대 방향도 반복합니다.
➡ 하루 2~3회, 좌우 각 5회씩
3. 수면 습관 조절
- 머리를 살짝 높여 자세요
- 같은 방향으로 오래 눕지 않기
- 자다 일어날 땐 천천히 움직이기
4. 고개 움직임 조심
- 고개를 천천히 돌리기
- 머리 감거나 세수할 때 갑자기 숙이지 않기
5. 수분 섭취
탈수는 전정기관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물 1.5~2L 하루 섭취
➡ 카페인 줄이고 생수 위주로
이석증은 비교적 흔한 어지럼증 원인이며, 진단과 치료가 명확한 질환입니다. 하지만 증상이 있을 때만 검사로 확인이 가능하고, 중풍 등 다른 질환과 감별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일상에서 반복되는 어지럼증이 있다면, 피로나 빈혈로 넘기지 말고 꼭 이비인후과에서 진단을 받아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