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빵이 없으면 허전한 ‘빵순이’, 면 없이는 식사가 완성되지 않는 ‘면덕후’ 여러분. 혹시 식사 후 배가 더부룩하거나 소화가 잘 안 된다고 느낀 적 있으신가요?
밀가루를 먹고 나서 배가 빵빵하게 불거나 속이 불편한데도 “그냥 많이 먹었나 보다” 하고 넘긴 경험, 한두 번이 아니실 겁니다.
하지만 반복되는 불편함 뒤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셀리악병(Celiac disease)’ 이라는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름은 생소하지만, 밀가루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알아야 할 건강 정보입니다. 오늘은 셀리악병과 밀가루, 그리고 내 몸에 일어나는 변화를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밀가루 속 글루텐, 내 몸엔 독이 될 수 있다?

빵, 면, 케이크, 과자, 심지어 튀김옷까지. 우리가 즐기는 많은 음식 속에는 글루텐(Gluten) 이라는 단백질이 들어 있습니다.
글루텐은 밀가루의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성분인데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별문제가 없지만, 셀리악병 환자에게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셀리악병은 글루텐을 섭취했을 때 면역체계가 소장 점막을 공격하는 자가면역 질환 입니다. 장 점막이 손상되면서 영양소 흡수에 장애가 생기고, 복부 팽만감, 복통, 만성 피로 등의 증상이 나타나죠. 밀가루를 먹고 반복적으로 배가 불편하다면 단순 소화불량이 아닐 수 있습니다.
셀리악병, 왜 생기나요?
셀리악병은 유전적 요인이 강하게 작용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HLA-DQ2 또는 HLA-DQ8 유전자 를 가진 사람은 셀리악병 발병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모두 질환이 발현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셀리악병이 발현할 수 있습니다.
- 글루텐 섭취: 밀가루, 보리, 호밀 등 글루텐 식품 섭취 시 면역 과잉 반응
- 장내 미생물 불균형: 장 환경이 나쁠 때 발병 위험 증가
- 바이러스 감염: 일부 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을 촉진
- 면역 변화: 출산, 수술, 스트레스 등 면역 균형 변화
중요한 것은 셀리악병이 감염성 질환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가족력과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 나타나는 병이기 때문에, 평소 소화기 불편함이 잦다면 한번쯤 검사를 고려하는 것이 좋습니다.
셀리악병이 의심되는 순간
셀리악병은 단순히 소화가 안 되는 것과 다릅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셀리악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 밀가루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고 배가 쉽게 빵빵해진다
- 복통이나 설사가 자주 반복된다
- 원인 모를 피로감이나 체중 감소가 있다
- 철결핍성 빈혈 진단을 받은 적이 있다
- 피부에 가려운 발진이 생긴다 (피부염 herpetiformis)
이 중 2가지 이상 해당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이나 민감성 장 증후군으로 넘기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셀리악병과 밀가루 민감증, 헷갈리지 마세요
셀리악병과 비슷하지만 다른 개념으로 비셀리악 글루텐 민감증(Non-celiac gluten sensitivity) 이 있습니다.
둘 다 글루텐 섭취 후 불편함을 느끼지만, 셀리악병은 장 점막이 손상되는 자가면역 질환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구분 | 셀리악병 | 글루텐 민감증 |
---|---|---|
원인 | 자가면역 반응 | 민감도 증가 |
장 손상 여부 | 있음 | 없음 |
진단법 | 혈액 검사, 조직 검사 | 배제 진단 |
관리법 | 글루텐 완전 배제 | 증상 따라 조절 가능 |
셀리악병은 진단이 명확한 질환인 만큼, 확진 후에는 철저한 글루텐 관리가 필요합니다.
셀리악병, 어떻게 관리할까?
셀리악병 진단을 받으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글루텐 완전 배제 입니다.
밀가루뿐 아니라 보리, 호밀 등 글루텐이 포함된 식재료를 피해야 하며, 식품 라벨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생활 속 관리법
- 글루텐 프리 식단 유지 (전용 빵, 파스타, 간식 등 선택)
- 숨겨진 글루텐 피하기 (간장, 소스류, 가공식품 등)
- 영양소 보충 (철분, 칼슘, 비타민 D 등)
- 영양 상담 으로 균형 잡힌 식단 유지
글루텐 섭취를 중단하면 손상된 장 점막도 서서히 회복되고, 복부 불편감과 피로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빵순이’, ‘면덕후’로서 빵과 면을 즐기는 것은 분명 큰 행복입니다.
하지만 식사 후마다 반복되는 복부 팽만감이나 불편한 증상이 있다면 단순히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넘기지 마세요. 셀리악병은 우리 일상 속 식습관이 원인이 될 수 있는 자가면역 질환입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에 조금만 더 귀 기울이면, 건강은 물론 식사 후 속 불편함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빵과 면을 더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오늘부터 체크해 보세요!